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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영화 완벽 리뷰 (음악, 감성, 거리연주)

by mongshoulder 2025. 7. 30.

 

원스 영화 포스터

‘원스(Once)’는 음악을 중심으로 한 잔잔한 로맨스 영화로, 아일랜드 더블린의 거리 풍경과 소박한 감정선을 배경으로 한 남녀의 만남과 이별을 그린다. 이 영화는 거창한 사건 없이도 삶의 현실과 감성을 진하게 녹여낸 작품으로, 특히 음악이라는 공통 언어를 통해 인물 간의 감정이 교감되는 순간들이 인상 깊다. 본 글에서는 ‘원스’가 전하는 메시지를 음악, 감성, 거리연주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리뷰한다.

음악이 곧 이야기, ‘원스’의 사운드가 전하는 진심

‘원스’의 가장 강력한 힘은 음악에 있다. 영화 속 음악은 단순한 배경음악이나 분위기 조성이 아닌, 인물의 감정과 서사를 대변하는 주체로 기능한다. 주인공인 거리 음악가(그)와 체코 이민자 여성(그녀)은 서로 다른 삶의 무게를 짊어진 인물들이지만, 공통 언어로서의 음악을 통해 감정을 나눈다. 이는 대사보다 음악이 훨씬 깊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영화의 철학을 그대로 반영한다. 특히 <Falling Slowly>라는 곡은 이 영화의 상징과도 같다. 이 곡이 연주되는 첫 피아노숍 장면은 매우 자연스럽고 즉흥적인 느낌을 주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음악은 두 인물의 감정이 처음으로 맞닿는 순간이며, 관객 역시 그 장면을 통해 영화 속 관계의 본질을 직감하게 된다. 또한 ‘원스’는 뮤지컬 영화가 아닌데도 뮤지컬 이상의 감정전달력을 가진 영화다. 대부분의 음악이 실시간 연주나 녹음으로 처리되어 있어, 배우들의 실제 감정이 음악에 자연스럽게 담겨 있다. 이로 인해 관객은 감상자가 아니라, 마치 같은 공간에 있는 동료처럼 음악을 듣게 된다. 그 진심이야말로 ‘원스’가 많은 사람들의 인생 영화로 꼽히는 이유다. 음악이 있는 장면은 대부분 대사보다도 더 중요한 이야기 전달 수단이다. 가사에 담긴 뜻, 연주 시의 표정, 숨소리, 침묵 등 모든 요소가 음악과 어우러져 캐릭터의 감정을 시각화한다. 이는 상업적인 사운드가 아닌, 예술로서의 음악을 영화 전면에 내세운 희귀한 사례다. 결과적으로 ‘원스’는 ‘음악이 얼마나 강력한 서사의 도구가 될 수 있는가’를 증명한 작품이다. 음악이 흘러나오는 순간, 관객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결을 고스란히 느낀다. 그리고 그것이 이 영화가 전하는 가장 솔직하고도 조용한 감동이다.

감정의 거리, 로맨스의 현실성과 여운

‘원스’의 사랑은 전형적인 로맨스 영화와는 거리가 있다. 이 영화의 남녀 주인공은 이름조차 명시되지 않는다. 이는 캐릭터를 보편화시키려는 장치이자, 사랑의 감정에 누구나 이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또한 영화는 둘 사이의 로맨스가 육체적 관계로 이어지지 않고, 감정적 교감과 짧은 동행으로만 끝난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하다. 두 인물은 각자의 삶에서 결핍을 안고 있다. 그는 사랑을 잃었고, 음악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으며, 그녀는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현실적인 여성이다. 이들은 서로의 부족한 조각을 메워주지만, 완전히 합쳐지지 않는다. 결국 이 영화의 로맨스는 성취가 아닌 불완전한 감정의 미묘한 균형 속에서 더 빛난다. 관객은 둘이 결국 맺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되지만, 영화는 전혀 다른 선택을 한다. 감정은 진짜였지만, 함께할 수는 없었던 관계. 이것이 원스가 주는 현실적인 메시지다. 현실의 사랑은 모든 로맨틱 영화처럼 완벽하게 끝나지 않으며, 때론 짧은 교감만으로도 의미가 된다. 그들의 사랑은 끝이 아니라 과정 자체에 가치가 있다. 이러한 구조는 영화의 엔딩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런던으로 떠나고, 그녀는 가족 곁에 남는다. 하지만 남은 것은 서로에게 준 위로와 성장이다. 이 관계는 관계의 소멸이 아니라, 삶의 연속선 안에서 잠시 빛났던 교차점으로 남는다. 이러한 결말은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완성된 사랑보다, 도달하지 못한 감정이 더 오래 남는 법이기 때문이다. 결국 ‘원스’는 감정의 현실성을 담아낸 로맨스다. 이 영화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짧은 인연의 소중함과, 그것이 남기는 정서적 흔적에 대해 이야기한다. 로맨스를 소비하지 않고, 오히려 감정을 소중히 다루는 영화이기에 그 울림은 오래간다.

거리 위의 예술, 삶과 예술의 경계를 지우다

‘원스’의 주요 무대는 더블린의 거리다. 이곳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노상 공연, 악기점, 버스 정류장, 좁은 골목까지, 이 영화는 도심 속 일상의 공간들을 예술의 무대로 바꿔놓는다. 이질적이거나 화려한 세트 없이, 자연광과 현실적인 공간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도록 연출한 점은 영화의 리얼리즘을 극대화한다. 감독 존 카니는 이 영화에서 삶과 예술의 경계를 일부러 흐리게 한다.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이 곡에 반응하고, 주변의 소음도 영화의 일부가 된다. 이것은 예술이 특별한 공간에서만 존재하지 않고, 누구의 일상 속에서도 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다. 이러한 접근은 영화의 내러티브 구조와도 일치한다. 주인공들은 화려한 성공을 꿈꾸기보다, 자신이 가진 것을 통해 나아가려는 사람들이다. 그것이 바로 ‘원스’의 인간적인 면모다. 또한 거리라는 공간은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표현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그는 늘 같은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며 과거를 붙들고 있고, 그녀는 같은 길을 걷지만 매번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 두 인물의 관계는 마치 교차로와 같으며, 영화의 카메라는 이 만남과 이별의 과정을 담담히 따라간다. 음악이 거리에서 시작되고, 거리에서 완성된다는 점은 이 영화의 진심을 보여준다. 영화 속 음악은 스튜디오에서 정제되지 않았으며, 완벽하지 않은 톤과 리듬, 즉흥적인 연주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더욱 현실적이고, 관객과의 정서적 연결도 깊다. ‘원스’는 단지 로맨틱한 음악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예술이 어떻게 삶과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같은 드라마다. 거리 위에서 음악은 울리고, 그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관객은 그 흐름을 조용히 따라가며, 일상 속 예술이 가진 위로의 힘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원스’는 거대한 사건 없이, 유명 배우도 없이,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졌지만 전 세계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진심이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사랑도, 예술도, 인생도 모두 계획처럼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안에는 언제나 따뜻한 순간들이 있고, 그 순간들이 우리를 살아가게 만든다. 음악은 말보다 진하고, 감정은 이름 없이도 공유될 수 있으며, 길 위의 노래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 그것이 ‘원스’가 관객에게 조용히 속삭이는 메시지다. 그리고 그 진심은 지금도 누군가의 플레이리스트와 기억 속에 조용히 흐르고 있다.